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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2017년 04호
암 치료 후 장기 건강관리: 이차암 검진을 중심으로
암 진단 및 치료 과정, 재발에 대한 추적관찰을 지나 장기 생존에 이르기까지 암치료 여정(cancer journey)에 따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 서비스 수요에 따라 통합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부족한 현실이다.
글_박상민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건강증진센터 기자 |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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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현장에서 암 예방과 암 조기검진을 통해 국민의 암 질병부담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담당한 의료진의 노력으로 이제는 주변에서 암을 경험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 이제는 암경험자 또는 암생존자 라는 용어가 점차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암을 경험한 국민이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장기간 생존하는 암경험자들이 증가하면서, 암 치료 이후의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점차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일생 동안 3-4명 당 1인은 암진단을 받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본인 또는 직계 가족이 암 경험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12명 당 1명은 암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령 인구의 만성질환 관리가 중요해 지면서, 암경험자들의 장기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암 진단 및 치료 과정, 재발에 대한 추적관찰을 지나 장기 생존에 이르기까지 암치료 여정(cancer journey)에 따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 서비스 수요에 따라 통합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에 대한 체계 적인 접근이 부족한 현실이다. 필자는 임상현장에서 암경험자에게 필수적으로 평가하고 제공해야 할 의료서비스를 정리하여 암경험자 장기건강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클리닉을 방문하는 암경험자들에게 필자는 1) 이차암 위험 및 검진, 2) 건강행태 및 건강체중 관리, 3) 심장혈관 건강 및 뼈건강 관리 4) 예방접종의 네 가지 건강관리 영역에 대해서 점검하고 관리를 한다. 본 원고에서는 우선 첫 번째인 이차암 위험 및 조기검진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암 치료 이후에 암경험자에게서 새롭게 발생하는 암을 이차암 또는 이차성 원발암이라고 한다. 이는 원래 있었던 암이 인접 부위에서 다시 자라나는 것을 말하는 재발이나, 다른 부위로 옮겨져서 자라는 전이와는 다른 것이다. 최근 암 치료 성적이 좋아지면서 첫 번째 암 이후에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암을 경험하는 환자 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 암환자 9명 중 1명에서 이차 암이 발생하며, 우리나라의 연구에서도 암경험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새로운 ‘이차 원발암(이차암)’의 발생 위험도가 비슷하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 전체 암 발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암경험자에서도 이들 6대암이 가장 주요한 이차 원발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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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환자 1만4181명을 2001년부터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차암 발생률은 일반인의 암 발생률보다 약 2.3배 높았으며. 폐암은 2.1배, 대장암 4배, 간·담·췌장암 1.9배, 비뇨생식기암은 2.6배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는 반대쪽에 유방암이 발생하는 위험뿐만 아니라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생길 위험도 일반인에 비해 높다. 특히 유방암 호르몬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에도 대장암 이외에도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위암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며, 자궁경부암 환자에서도 방광암이나 폐암 등이 생길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3배정도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암경험자들은 다른 이차암 검진에 대해서 충분한 권유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암치료가 끝난 암환자들은 자신이 진단을 받았던 암에 대해서만 재발 여부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 암환자들 네 명 중 한 명은 `한번 암에 걸렸으니 또 다른 암은 잘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차암 검진을 의료진에서 안내 받지 못하거나, 본인의 이차암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같거나 높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암경험자일수록 일반인에게도 추천되고 있는 위암, 대장암, 유방 암, 자궁경부암 등의 필수 암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에서 권유되는 암조기검진 권고안은 대부분의 암경험자 에게도 권유되며,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암치료력이나 이차암 위험인자에 따라서 의료진과 상의하여 일반인보다 더 강화된 암검진 전략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암경험자의 경우에는 대장내시경을 이차대장암 선별검사로 시행하는 것이 더욱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 흡연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선량 폐단층촬영 폐암 선별검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외에 타목시 펜을 복용하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는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정기적인 부인과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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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클리닉에서는 유방암 치료 후 주기적인 이차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대장에서 상피내암이 발견되어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치료를 받고, 이후 조기위암이 발견되어 수술적 치료로 회복된 후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들도 많다. 암경험자의 경우 적어도 일반인에서 권유되는 정기적인 암 검진을 빠뜨리지 않고 받는 한편,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개인의 위험 요인에 맞는 추가적인 이차암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힘든 암 치료 과정 속에 새롭게 삶의 의미를 발견하신 암경험자들이, 치료가 끝난 다음에도 전문 의료진과 함께 이차암검진을 포함한 장기건강관리를 잘 받아 더욱 건강한 삶의 여정을 힘차게 내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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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서울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건강증진센터

대한암협회 집행이사​ 

대한암매거진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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