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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지견 | 2017년 04호
만성골수성백혈병, 99% 완치율 뒤에 숨은 “무서운 진실”
1%의 치료 실패는 환자가 자초한 결과!? 만성골수성 백혈병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전문가 칼럼을 통해 만성골수성 백형별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글_김동욱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교 백혈병연구소 소장,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장 기자 | 2017-05-3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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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마법의 탄환’ 으로 불리며 최초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처음 소개되기 전만해도 만성골수성백혈병의 1차 치료는 동종조 혈모세포이식 또는 인터페론 주사요법이었다. 모든 환자가 5-6 년간의 순한 상태의 만성기를 거쳐 모두 급성기로 전환되어 사망 하기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도 인터페론 주사 치료에 실패한 만성기 또는 가속기/급 성기로 진행된 환자에게 ‘동정적 치료 프로그램’으로 처음 글리벡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글리벡보다 25-325배 이상 효과가 좋아 2세대 표적항암 제로 불리우는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 보슬립이 개발되었고, 2세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나 T315I 점돌연변 이를 가진 일부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어 3세대 표적항암제로 불리며 미국, 일본, 유럽에서 2차 이후의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이클루시그까지 총 6개의 표적항암제가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최근까지 입증된 사실들을 정리해 보자.


1.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진단된 만성기 환자에게 글리벡,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가 모두 의료보험으로 처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중 어떤 표적항암제가 가장 좋을까?
약들마다 치료 효과가 다르고, 부작용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연구 결과만으로는 표적항암제들끼리 우열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인이 가진 백혈병 세포의 특성이 서로 다르고, 체질이 달라 약에 대한 부작용도 서로 다르다.
항암제에 따라서는 효과가 좋더라도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날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부작용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용량을 줄여서 투약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최고의 약은 없다. 즉, ‘어떤 약을 선택 하느냐?‘보다 ’잘 치료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검사하는 것이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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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제까지의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으로 처음 사용한 항암제를 중단하고 다른 치료법으로 바꾸어 치료해야 하는 환자가 약 10-40%에 달한다. 즉, 환자 개인의 여러 특성 때문에 의사들이 처음 선택한 항암제가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환자에게 잘 맞는다고 나에게도 잘 듣는 것은 아니다. 표적 항암제를 복용한 후에 효과를 얻을 때까지 인체 내의 과정을 상상해 보자. 즉, 약 복용 후에 위장관에서 흡수되고 간을 거쳐 혈액을 통해 골수에 도달한다.
골수에 도달한 대사체는 세포막을 통과하여 세포 안에 있는 백혈병 단백질 (BCR-ABL1 단백질)에 결합해서 비로소 세포를 죽이 거나 늘어나는 것을 억제한다.
이 복잡한 과정에 관련이 있는 인자들이 환자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항암제는 따로 있다.
치료 시작 후 1년 이내에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의 정확한 용량을 찾아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만족 시키는)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최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 필수 조건이다.


3. 치료가 잘 되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표적항암제의 종류, 용량, 병의 진행 상태에 상관없이 표적 항암제를 사용한 후 일정 기간마다 백혈병 세포가 줄어들어야 하는 비율이 있다.
즉, 처음 치료가 시작된 후 3, 6, 12 개월째에 골수검사를 통한 염색체 검사와 혈액으로 검사한 BCR-ABL1 유전자 정량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즉, 각 시점에 시행한 유전자 검사의 결과가 10%, 1%, 0.1%로 점진적으로 감소하여야 하는데 최적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1 년 이내에 0.1% (1,000배) 이하로 줄어야 한다. 이러한 상태를 ‘주요유전자반응 (BCR-ABL1 유전자 양이 0.1% 이하)’이라고 한다.
만일 잘 치료되어 주요유전자반응을 얻었다면 이 환자의 예상 수명은 정상인과 비슷하며,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에 완전유 전자반응 (BCR-ABL1 유전자 양이 0.0032% 이하)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은 표적항암제 치료를 일정기간 중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4. 새로운 표적항암제가 더 좋은가? 처음부터 효과가 좋은 2, 3세대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짧은 기간 내에 주요유 전자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글리벡을 사용한 경우보다 더 높다.
또한 3개월 이내에 10% 이하로 좋은 반응을 얻은 환자는 5년 이내의 생존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 3세대 표적항암제의 점진적인 부작용 증가로 현재까지 장기간의 생존율은 1세대 표적항암제 글리벡과 크게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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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리벡 치료에 듣지 않는 경우에도 T315I 또는 P-loop 돌연 변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2세대 표적항암제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 T315I 돌연변이는 이클루시그 또는 최근 1 상 임상연구를 진행중인 ABL001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글리벡 치료중에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 V299L과 같은 약한 돌연 변이는 스프라이셀과 보슬립을 쓰면 잘 치료가 되지 않지만, 타시그나, 슈펙트 치료에는 잘 반응한다. 이러한 이유로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그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다음 치료법을 정확히 선택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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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난 16년간 지속적인 표적항암제의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 병의 1년 사망률은 과거 20%에서 1%로 눈부신 개선이 이루어졌 다. 하지만 여전히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모두 급성기로 진행하며 사망한다. ‘이 병은 약만 잘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라는 이야기는 1) 정확한 약 복용 2) 정확한 효과 평가를 위한 정기적인 검사 시행을 전제로 한다. 1차 치료에 실패하여 필자의 병원으로 전원되어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여전히 이 두가지 중요한 전제를 잘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법은 이식을 1차 치료법으로 사용하던 과거에 비하여 많이 간편해졌지만 그 치료 과정은 더 복잡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왜 이 병이 급성기로 전환되는지?에 대하여 제한적으로만 알고 있다.
그동안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가 많이 개발되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장기간 생존하는 환자의 수도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점은 ‘치료가 잘 안되는 경우에 급성기로 진행하여 치명적인 경과를 거치는 이 병의 특성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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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교 백혈병연구소 소장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장

대한암협회 집행이사​ 

대한암매거진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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